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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소연] 다양한 점선으로 만들어가는 콜라주, 징검다리 학습과정

2009.07.21 16:08:29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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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후.jpg


징검다리 학습과정 사업을 담당하면서 나는 자꾸 에바 헤세(Eva Hesse)라는 포스트미니멀리리즘 작가의 콜라주를 떠올리고 있었다. 헤세는 천과 노끈, 그물과 같은 철사망, 전기줄, 밧줄, 라텍스, 유리섬유 등 부드...



 


 징검다리 학습과정 사업을 담당하면서 나는 자꾸 에바 헤세(Eva Hesse)라는 포스트미니멀리리즘 작가의 콜라주를 떠올리고 있었다. 헤세는 천과 노끈, 그물과 같은 철사망, 전기줄, 밧줄, 라텍스, 유리섬유 등 부드러운 재료들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구조와 감각적인 공간 연출을 하는 설치미술 작가로 유명하다.



 몇 해 전에 그녀의 설치 미술전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독일에서 직조공장을 작업실로 쓰며 작업한 공장의 나사와 볼트, 다양한 기호들이 해체되었다가 다시 선과 면, 입체로 재구성되며 색을 입히던 그림들이 이 사업의 그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에바헤세의 그림을 배열하며 징검다리 사업의 시작, 진행과정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안학교는 그 자체가 어떤 것에 대한 새로운 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사회에서 대안교육은 현행 학교의 문제를 비판하고 새로운 교육철학, 목적, 방법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1995년 즈음 우리 스스로를 “대안교육 하는 사람”으로 칭하며 학교 밖에서 다양한 교육적 실험을 해왔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는 서울시의 다양한 학습공간에서 학업중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다문화, 새터민 청소년 등 다양한 지형에 있는 청소년과 함께해 왔으며, 학교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일과 놀이의 학습을 통합한 노리단, 다문화공동체, 로드 스쿨러와 같은 다양한 형태로 학습공간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 밖 아이들은 줄어들지 않는 상태에서, 한편에서는 학교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대안학교에 진입을 하지 못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차츰 대안학교를 유학 등과 비슷한 의미에서 제도권 학교에 가지 않는 다른 선택의 하나로 여겨진다.



 여기에 다시 물음이 생긴다. '대안학교는 2009년, 지금 현실의 새로운 교육적 대안을 만들고 있는가?', '다시 학교(이제 대안학교까지 포함하여)에 담기지 않는 청소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동안의 대안학교의 다양한 교육적 실험을 나눌 방법은 없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헤세의 작업장에 있던 볼트, 나사, 화살표와 같은 기호와 상징을 분해하듯이 대안학교의 철학, 교사, 방법론을 조각조각 분해하여 그 안을 들여다본다.



 



 


 현재의 질문들을 해결해 줄 대안은 없는지, 그동안 우리가 잘하던 것은 무엇인지를 추적한다. 현재 제도권학교도 대안학교도 가지 않는 수많은 학교 밖 청소년을 이라는 꼭짓점 하나를 찍고, 그동안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네트워크학교의 장점을 생각해본다. '그동안 우리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청소년을 만났다', '이 아이들의 특성을 살려 배움을 동기화하고 안내하며 학습적 관계로 돌보았다', '대안학교 교사들에게는 청소년 한 명 한 명을 자기 적성과 특성에 맞는 진로를 찾도록 이끄는 능력을 전문성으로 갖게 되었다'는 점을 발견하며 또 하나의 꼭짓점을 찍는다. 그리고 미래, 평생학습 세계에서 자기주도적 학습력이 필요하다는 것, '장기적 학습’은 싫지만 '뭔가 배우고 싶고 정보가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의 인테이크(intake), 멘토링, 학습연계 등으로 점을 찍고 선을 이었다. 이렇게 연결된 선과 면이 학교 밖 청소년의 징검다리 학습과정을 구상하게 된 동기가 아닐까한다.



 



 


 그리고 이런 구상에 살을 붙여주며 네트워크 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 있는 기관들은 징검다리 학습과정에 더 많은 선과 면을 만들어가며 징검다리 학습과정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2009년 7월 현재, 징검다리 학습과정은 2개의 거점공간과 6개의 단기/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징검다리 거점공간은 노원구에 학교 밖 청소년자립교육센터 "틔움"과 관악구에 학교 밖 학습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 "몽담몽담"이다.
 "틔움"은 개소 이후 노원지하철역을 중심으로 거리상담을 하며, 7~8월은 영구임대아파트, 학원가 밀집지역으로 찾아가 학교 밖 청소년을 만나고 동선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몽담몽담"은 2007년부터 징검다리 학습과정을 진행해왔던 곳으로 2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교 밖 학습진로를 초점으로 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이곳은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개별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습연계를 잘 하는 기관으로 현재 10여명의 청소년이 공간을 드나들며 개별 상황에 맞는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징검다리 학습프로그램은 '장사하기 프로젝트', '얘,너,나 자서전쓰기', '브라스로 만나는 세상', '드라마워크샵'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프로그램 진행의 특징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에 먼저 청소년을 찾아 나선다는 점이다.



 



 


 징검다리 학습과정 사업은 올해의 첫 발을 내딛으며 분주하고 바쁘게 학교 밖 청소년을 만나고 있지만 우린 이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은 예측할 수 없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은 어떤 인테이크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학습과정의 범주는 어디까지 인지, 학습연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뚜렷한 상을 갖고 있지 못하다.
단지,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이 있듯이 징검다리 학습과정이 학교 밖 청소년의 지속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되기 위해 다양한 기관과 만나고 여러 프로그램을 시도해볼 뿐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징검다리 학습과정에 함께 색을 칠하고, 학습과정을 재구성할 동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하반기(8월~9월)에 학습프로그램을 공모할 예정이니 학교 밖 청소년의 새로운 학습과정을 만드는 일에 많은 학교와 기관이 함께 해주길 부탁드리고 싶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이 서울시 곳곳에 펼쳐지고, 기관들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배치되기 까지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꿈꾼다. 올해 징검다리 사업을 통해 450명 정도의 청소년을 전화 또는 직접 만날 것이며, 100명 정도의 청소년은 지속적인 관계를 맺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 연말 즈음에는 징검다리 거점공간과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학교 밖 청소년의 특성과 징검다리 학습과정을 설명하는 “징검다리학습과정 연구보고서”를 통해 징검다리 사업을 통해 만난 청소년들의 특성과 그들의 방식에 맞는 징검다리 학습과정에 무엇인지 그림을 그려볼 계획이다. 이 작품은 대안학교 마다의 특성을 살린 콜라주이며, 협업을 통해 가능한 작업이다. 그동안 청소년을 위해 꿈꿔왔던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통해 이 학습과정이 점에서 선으로, 면에서 입체로 자기 공간을 가지며 풍부해지길 기대해 본다.


 


 


징검다리 프로그램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