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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2009 징검다리 청소년 방담 - 만만찮은 녀석들

작성자관리자

날짜2009-12-01 22:00:00

조회수6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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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오후 1:00 영등포 타임스퀘어...


 


 


  징검다리에 오기 까지



질문자 : 우선, 너희들이 징검다리학습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그것부터 한번 말해 보자.
성아 : 나는 두 달 전 일단 학교를 무작정 나왔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잡은 게 아니고 도피하듯…. 학교를 그만두고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고 나서 한 1주일을 집에서 놀고 먹고 자다 보니, 무언가를 해야겠더라. (그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힘들지….) 엄마가 하자센터에 가 보라고 해서 어떻게 징검다리 홈페이지를 알게 됐다. 인터넷으로 프로그램 신청하는 게 간단하더라…. 신청하면 다 되는지 모르고 우선 이것저것 넣어 봤다. 할 수 있는 건 다…. (모두 웃음)
택인 : 방학 전에 피부 관리실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게 됐다. 다시 미용실 인턴십을 가기 전까지 공백이 있어서 꿈꾸는아이들의학교로 돌아갔는데 선생님이 여러 사람 만날 겸 한번 해 보라고 추천하셔서 참가하게 됐다. 지금은 비누를 팔고 있다. 주문해라.
정희 : 쉼터에서 몽담몽담을 소개해 주셨다. 몽담몽담에 가서 상담할 때 미술에 관심 있다고 했더니 ‘노마드 미술학교’에 가 보라는 권유를 하시더라. 학교 밖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참여해 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야외에서 하는 활동도 있고 고기도 구워 먹고…. 정말 재밌었다.
태규 : 원래 꿈이 사장님이었다. (우와~!) 그룹홈에 계신 선생님이 이런 것 경험해 보면 좋겠다고 추천해 주시더라. (그럼, 학교 밖 프로그램은 처음인가?) 아니. 친한 친구가 한 달 정도 내가 노는 걸 보더니 꼴불견이라면서 수서청소년수련관인가? 거기 신청서를 낸 적이 있다. 지 멋대로…. 차비 준다고 무조건 가라고…. (오호~ 좋은 친구로군!) 미용, 요리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거였고 그 옆에 아동복지센터인가가 있어서 1주일에 한 번씩 애기들 봐 주는 자원봉사도 했다. 내가 애기들을 좋아하거든.(미소 번짐) 근데 세 달 정도 하다가 결국 안 나갔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지금 참가하는 프로그램은 가까운가?) 당근. 바로 쉼터 아래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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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 돈, 생활


 


질문자 : 그것 말고 그룹홈 밖 프로그램을 참여한 건 처음인가? (그렇다.) 그룹홈에서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태규 : 책 읽거나 영어 공부를 한다. 일요일에 교회 가고 평일에 친구들 만나고 알바하고…. 혼자 아무 이유 없이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한다. 특히 사람들 많은 곳.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날 주목하는 걸 좋아한다. (역시! 미남이라서! 모두 웃음)
질문자 : 장사프로젝트를 많이 참가하고 있다. 장사에 다들 관심이 많나?
성아 : 돈에 관심이 많은 거다. 장사는 그걸 벌 수 있는 수단이니까.
태규 : 난 장사에 관심 있다. 돈은 많을 필요 없다. 먹고 살 정도만 있으면 된다. 많으면 더 바라게 되어 있다.
질문자 : 막상 장사 프로젝트를 해 보니 어떤가? 돈이 먹고 살 정도로라도 벌리겠구나 하는 감이 오나?
태규 : 아직은 장사를 안 나가 봐서….
성아 : 기획하는 단계는, 뭐랄까, 넒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도 하고, 손익분기점도 계산해 보고,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서 아이디어를 짜 내고 계획을 세워야 하니까. 쉬운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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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 : 돈 얘기가 나왔으니 좀 더 해 볼까?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나?
성아 : 부모님이 용돈을 잘 안 주신다. (이제 자립하라는 의미?) 그 정도로 스파르타는 아닌데 요즘 아빠 사업이 어려워 집에 들어갈 돈이 많으니까 나한테 신경 써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침 학교도 그만둔 상황에서 필요한 과정이긴 하다. 1~2년 후면 유학 가서 혼자 살 텐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게 지금 적절하니까. 때 맞춰 딱딱 나쁜 일이 일어난다. (웃음) 요즘은 노마드 미술학교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이동도서관 관리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왕복 대여섯 시간이 걸리는 곳을 왔다갔다하고 있다. 그래도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단가가 두 배 이상 된다. (넌 선택받은 인간인 거야….)
정희 : 지금은 전에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해서 모아 두었던 돈을 쓰면서 생활하고 있다. (오, 꽤 많이 모았나 보군!) 조금…. 평일에는 알바를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이제는 하기가 싫다. 검정고시 준비를 하다 보니 시간 낭비 같기도 하고…. (너 용돈 나온다고 하지 않았냐?) 일주일에 3천 원…. 너무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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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vs 탈학교



질문자 : 다들 검정고시 준비해 본 적 있나?
정희 : 평일 저녁에 야학에 가서 검정고시 공부를 한다. 몽담몽담에서도 하고 싶은데 아직 검정고시 시즌이 아니라서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몽담중’만 하고 있다. 시험은 아직 멀었지만 공부를 못해서 미리 준비하고 있다.
택인 : 난 세 번을 봤다. 어쩌다 재수 없으면 합격 못 할 때도 있다. 그럴 땐 정말 때려 치우고 싶다. 재수 없으면 어려운 문제가 나온다.
태규 : 난 내년에 학교에 갈 거다. 근처 인문계로…. (그럼 다시 1학년으로? 한 살 어린 넘들하고 다니겠네?) 상관없다. 걔네들하고 어울려 놀 것도 아니고….
성아 : 외롭게 노는 애들 많아. 나도 그랬고. 왕따라기보다는 자따. 왜 다시 가려고 하지? 난 학교가 싫다. 단체로 엮이는 것도 싫고 사람 부딪히는 것도 피곤하다.
정희 : 교복은 가끔 입고 싶지만 학교는 정말 싫다.
태규 : 난 교복 싫던데. 똑같은 옷에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학교 가고 똑같이 앉아 있고 똑같이 시작하고 똑같이 끝나고…. 똑같은 게 싫다.
성아 : 네가 내년에 그걸 해야 돼.
태규 : 교복을 입어도 다르게 걷고, 다른 방식으로 다르게 하면 되지. 공부 말고 다른 것들을 얻고 싶어, 학교에서.
성아 : 사회에서 직접 깨지고 느끼는 게 훨씬 더 많아, 학교 울타리 안에서보다. 학교 안은 한정적이고 비슷한 아이들이잖아. 사회는 훨씬 다양하고. 네가 정말 공부 말고 뭔가 다른 것들을 얻고 싶다면 학교는 아니라고 생각해.
태규 : 가서 친구들과 친해지고, 친해지다 보면 여러 친구들 만나는데 친구가 다른 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그러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성아 : 실력이 있으면 사람은 자동을 붙게 되어 있어. 실력, 당장 친구 땜에 인맥 넓히기 위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부질없지 않나?
태규 : 그래도 학교를 가고 싶다. 인생이 딱히 정해진 건 아니니까. 내 맘이 끌리는 대로, 가고 싶은 대로, 흘러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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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 : 학교 가지 않고 학교 밖에서 공부를 한다거나 친구들 만나거나 하는 방법을 생각하거나 접해본 적은 없나?
태규 : 별로 없다. 구속하지 않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잖나. 그걸 자유라 말하는 사람들은 자기합리화를 하는 거다. 실은 방치지, 방치.
성아 : 나도 방치된 사람인가?
태규 :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택인 : 학교를 가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문제고, 학교를 간다고 해서 혹은 안 간다고 해서 크게 변하는 것 없는 것 같다. 자기에게 맞는 답을 선택해서 가면 될 것 같다. 학교는 그야말로 자유이고 선택인 것 같다. (대안학교 가길 잘했다고 생각하나?)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여러 가지 배울 수 있고 인격과 자유로움이 인정되어 좋았다. 학교는 같은 틀에서 모두 똑같이 배워야 하지만 학교 밖 프로그램이나 대안학교는 성적에 대한 억압 없이 자유롭게 어려가지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질문자 :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소속되고 싶은 마음은 없나?
정희 : 난 학교에 다시 갔으면 아마 또 나왔을 것 같다. (대안학교도?) 응.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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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 : 학교 밖에 이런 징검다리 학습 프로그램이 다양해진다면 어떨 것 같은가?
성아 : 많이 필요하다.
질문자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태규 : 좋잖아.
성아 : 학교 밖에서 혼자 공부한다는 게 절대 쉽지 않다. 이렇게 열린 프로그램이 있고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용기 내서 참여할 것이다. 난 ‘무엇’을 배워서 좋았다기보다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 그런 게 좋았다. 안에 뭔가 채워지는 것 같다.
택인 : 맞다. 학교를 나와서 이렇게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인 것 같다. 나중에 아이를 낳는다면 이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
성아 : 요즘엔 학교에도 진로 담당 부서가 따로 있다는데 그런 데서도 학교 밖 학습에 대한 정보를 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하긴, 학교에서 학교 그만 다니라는 정보를 왜 주겠냐마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다 똑같은 길을 가는 건 아니니까. 자퇴하는 애들도 많고. 사실 애들도 다 생각은 있다. 학교를 다니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안에 있는 것도 뭔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기는 두렵고…. 그런 미운오리들이 학교에 굉장히 많은데 그들을 끌어줄 수 있는 물살이 필요하다.
질문자 : 혹시 각자 징검다리 학습에 참여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으면 말해 달라.
태규 : 하고 싶은 만큼 말해도 되나? (괜찮아, 말해 봐라~!^^;;) 참여하는 친구들이 뭔가 확실하게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가다간 장사 망할 것 같기도 하고.
성아 : 좀 더 전문적인 사람, 뭔가 강한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주기도 했으면 좋겠다.
정희 : 노마드 미술학교, 진짜 재밌었다. 후회 안 한다. 다시 그 프로그램이 있다면 또 할 것 같다.
질문자 : 어려운 이야기 해 줘서 고맙다. (밥만 사 준다면….) 헌혈이냐? 먹을 것만 주면 다 하게?
(피도 드린다. 맛있는 것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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