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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걸어서 바다까지 간다구요?

작성자관리자

날짜2009-04-21 15:00:00

조회수5224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된다. 걷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자기 속도와 리듬을 찾으러 가는 이들도 있겠고, 온 몸의 감각을 열어 어떤 감동을 찾고 싶은 사람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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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된다. 걷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자기 속도와 리듬을 찾으러 가는 이들도 있겠고, 온 몸의 감각을 열어 어떤 감동을 찾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찾고 싶은 이들, 또는 이유 없이 가는 이들, 고래를 만나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번 걸어서 바다까지 프로젝트는 4월 24일부터 5월 2일까지 공간 민들레, 꿈틀학교, 하자작업장학교 50여명이 길동무가 되어 동행한다. 서울에서 낙산까지 갈래갈래 길들을 걸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기억들과 이야기들을 길동무들이 미리 상상해 봤다.


 



공간 민들레 : 걸바에 대해 묻다


이동주



민들레에서 걸어서 바다까지(걸.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평소에 여행에 관심이 많아서 망설임 없이 가겠다고했다.
공간 민들레 강사인 이지가을(이)은 걸.바에 대해 소식지를 통해 알게 되었고 흥미도 있었지만 시험 준비 때문에 못 가게 되었다고 아쉬워했다. 만약에 갈수 있었다하더라도 체력이 못 버틸 것 같아서 내년에는 체력을 좀 키워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왠지 걷는 것을 좋아할 것만 같은 이지가을과 걸.바에 대한 얘기를 잠시 나누게 되었다.



이:  28일에 지금 시간(2시)에 어떤 모습일 것 같아?
동: 일단 샤워를 못했거나 안 해서 머리는 떡져 있겠고 얼굴은 조금 탔을 것 같고….다른 애들이 짐 들어 달래서 잠깐씩 들어줄지도 모르겠네요.
걸바 참여하는 다른 아이: 오빠 저한테 화 날거 같아요!
동: 날씨가 더워서 짜증이 쉽게 날 테니 그럴지도 모르지 ㅎㅎㅎ
이: 3일까진 재밌을지도 모르겠는데 그 이후부터는 좀 힘들어지지 않을까? 원래 장기 캠프 가면 그렇잖아
동: 전 다른 여행 갔을 때 4일째 되니까 오히려 재밌었어요. 걷는 것도 많이 걷다보면 점점 쉬워지게죠 뭐….
이: 그럼 뭐 잘 걷겠네. 걷는 거 외에는 뭘 할 것 같아? 조급히 걷지 않고 가다보면 주변도 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좀 여유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될 것 같아.
동: 사람들이 많이 가니까 이야기를 많이 하겠죠? 평소에 연예인 얘기나 게임 얘기 같은 거많이 하고 그러는데 걸 바에선 자연스럽게 길에 있는 벌레나 풀을 보고 같이 얘기할 것 같아요. 도꼬마리 같은 거 주워서 놀기도 할 테고….
이: 그럼 배낭 가볍게 잘 싸고 건강히 잘 다녀와~ 네 주변을 조금이나마 돌아보기도 하고 편하게, 차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래.^^
동: 네! 이지가을도 내년에 할 수 있으면 꼭 하세요~



이지가을이랑 얘기하다보니 내가 걸.바에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 조금 더 확실해졌다. 이지가을의 응원에 힘도 났고…오늘도 걸어서 민들레까지 왔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선인지 전보다 30분이 더 걸렸다. 걸으면서 힘도 들고 소음이 거슬렸지만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걸.바에서 열심히 걸어서 많은걸 경험해서 다음에도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꿈터학교 : 7박 8일, 260KM 걷는다


정호영



나는 5학년 때 이후 5Km 이상 걸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260Km를 걸어야 한다.
오랜만에 힘든 여행이라 기대가 된다. 첫날은 잘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음날 바로 걸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솔직히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그런데 형들은 걱정이 많은 것 같다. 짜증도 부리고, 안 간다고도 한다. 나는 안 간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지만 짜증은 많이 날 것 같다.
첫 번째로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도착하면 짜증 날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지는 것을 싫어하니까….
두 번째로 핸드폰을 갖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핸드폰을 갖고 있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걷는 중간, 중간 내킬 때마다 지금의 느낌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문자도 못하다니…… ㅠㅠ
도중에 포기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과연 내가 늦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도착할 수 있을까?
어떻게 7Kg이나 되는 가방을 메고 260Km를 8일 동안 걸어 갈 수 있지?
이런 저런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난 끈기를 가지고 갈 거다.


 



하자작업장학교 : 상상으로 걸어서 바다까지


이예원



하루하루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서 중국어 전화, 영어 전화, 과제를 마치고 나면 1시, 2시가 훌쩍 넘어 부랴부랴 잠자리에 들던 나는 나에 대해, 나의 생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전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가끔은, 아주 가끔은 생각할 시간이 있긴 있었는데….
 걸바를 떠나기 전 썼던 글이 생각난다. 걸바에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겠다고. 그리고 많은 것을 느껴서 한 단계 발전하고 성숙해 지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썼었다. 그리고 전에 다니던 대안학교에서 지리산 일주도  하고 제주도 하이킹도 해서 이번 걸바도 별거 아니라고 스스로를 안심 시키던 나도 생각났다.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걸바는 내가 여태까지 겪어 오던 것과 많이 달랐다. 도중에 너무 힘들어서, 내 몸이 힘들어서 짜증을 내지 않겠다 하면서도 정신을 차려보면 자꾸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고, 혼자 걷는 시간에 조용히 생각하며 걷기보다는 내 처지를 한탄하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사이다의 말대로 나도 10대인지라 3일째부터는 걷기가 훨씬 수월해졌고, 차츰 주위 사람과 환경에 신경을 써 줄 여유도 생겼다. 또 내가 그렇게 원하던 혼자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결국엔 내가 처음에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걸바를 다녀온 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태도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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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걸바를 우습게 본 거랑 짜증을 내는 내용은 제가 이번 걸바 창단식 때 걸바 연습 '선유도 까지 걷기'를 하면서 느낀 거예요. 선유도 완주를 하고 집에 가는데, 다리가 아파서 막 지하철에 앉아있는 사람은 내쫓고 제가 앉고 싶더라구요. 속으로 그 사람 막 왜 안 내리냐면서 화내고… 그래서 느꼈어요. 아, 겨우 이게 내 한계인가.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게 되는구나, 걸바 절대로 우습게보면 안되겠다. 자기 관리 철저히 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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