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로고

사이트 맵 메뉴 닫기 이미지

알림마당

활동소식

2009년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네트워크학교 교사수련회 후기

작성자관리자

날짜2009-01-28 11:00:00

조회수4618


이번 교사수련회의 리뷰를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나는 별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수련회의 진행방식이나 프로그램 또는 교사들에게 필요...

 


20090128104822878231.jpg





이번 교사수련회의 리뷰를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나는 별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수련회의 진행방식이나 프로그램 또는 교사들에게 필요한 쟁점 사안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는 네트워크학교에 대한 정보도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정보와 경험이 없는 ‘신입교사’로서 써보시라는 얘기에 무게를 덜고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를 써보려고 한다.



'교사'라는 명함 뒷면에는 어떤 스토리가 쓰여있는가?



하자작업장학교에서 판돌로 지낸지 이제 갓 1년이 넘었다. 작업장학교에서는 십대와 함께하는 문화작업자로, 십대가 스스로를 가치 있게 만들고 개념을 챙기고 다른 사람에게 말 걸기를 하며 그 말이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는 것을 돕는 판을 짜는 판돌로 불렸고 그렇게 되고 싶었다. 물론 판돌이 하는 일이나 역할이 쌤이나 교사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자기를 인식하는 방식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가 주최하는 네트워크학교 '교사'수련회에서 교사로서 초대되었을 때 그 '교사'라는 말에 낯간지럽고 경직되고 내가 가야할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교사로 사는가?'
 


이 궁금증은 대안교육운동을 함께하는 동지들의 모임일거라고 생각했던 수련회에 생각보다 젊은 교사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 더 증폭되기 시작했다. 동지들의 모임이 아닌 현재를 구상하고 실천을 함께하는 동료들의 모임이라면 그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그 자리에 교사로서 참석해 볼만하다고 생각했다.


 



20090128105718721981.jpg



 


그런 점에서 첫날 오전에 있었던 애자일회고 (http://agile.egloos.com)는 '현장'의 얘기를 다른 방식으로 꺼내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교사들이 해보고 재미있으면 아이들과도 해보는 식으로 다양한 방법론을 경험하는 자리가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애자일회고가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힘들었던 경험보다는 즐거웠던, 잘했던 경험을 꺼내놓자 라는 환기이다. 이틀 동안 현실적인 고충의 토로도 들었고 각 학교들의 새로운 방향과 계획도 들었다. 또 '교사들은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는가?'라는 도전적인 질문도 받았고, 4-5년차의 중간그룹의 교사 층이 없을 때 소통이 단절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20090128110330615490.jpg



이렇게 개별적인 많은 얘기를 들으면서 '누가 교사로 사는가?'라는 처음의 질문은 '이 일을 지속하게 만드는 동기가 무엇인가?'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애자일회고에서 배웠던 것처럼 도대체 교사와 같이 자기 확신이 필요하고 자기시험에 들기 쉬운 일을 누가, 왜 하는가? 라는 부정이 내포된 질문보다는 그런 일을 하면서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어떤 즐거운 경험이 교사로서의 삶을 지속하게 하는지 등의 긍정의 얘기가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교사와 학생이 만들어내는 (결국 눈물은 보이게 만들고야마는)감동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 <위험한 아이들>이나 <뮤직오브하트>와 같은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런 일상의 감동을 들려준 교사는 이상적인 교사의 모델을 쫓으며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극 중의 미셸파이퍼나 메릴스트립처럼 '그냥 하는 것,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깨지기도 하고 깨진 그릇 다시 붙여가면서 당분간은 청소년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한다.



모두가 대단한 소명과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교사로 살지는 않을 것이고 어쩌면 그 '대단함'들은 허상인지도 모르겠다. 그보다 교사와 학생사이, 교사와 교사사이, 학생과 학생사이의 감동의 스토리를 많은 교사들이 생동감 있고 구체적인 말들로 들려주기를 바란다. 교사라는 이름은 직업적인 분류라기보다는 삶의 내용이듯이 교사로 살아가고 있는 감동의 내용 그 자체가 우리의 살아있는 텍스트와 교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090128110455269542.jpg

페이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