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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사과는, 졸업하다

작성자관리자

날짜2008-12-29 18:00:00

조회수4403



"파란사과는?"
"사과", "따뜻함", "사람", "빨간 사과로 진화 중" …….


하얀 스크린 위에 '파란사과는 〇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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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사과는?"
"사과", "따뜻함", "사람", "빨간 사과로 진화 중" …….



하얀 스크린 위에 '파란사과는 〇〇〇다!'란 질문에 열심히 답해주는 성미산 식구들의 모습이 하나둘 나오고 있습니다. 성미산의 메이샘이 이번 파란사과는의 졸업식 선물로 준비해 주신 영상입니다. 아이들의 엉뚱한 대답이 나올 때마다 졸업식장 안은 곧 웃음바다가 됩니다.
 지난 12월 23일 성미산학교에서 서울시대안교육센터 교사아카데미과정을 모두 수료한 파란사과는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2007년 초가을, 7기 교사아카데미 입문과정 O.T에 참석하기 위해 센터를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그 후 온라인으로 입문과정을, 강의와 세미나로 이루어진 집중과정을 거치고, 2008년 한 해 동안 대안교육센터의 네트워크학교인 성미산학교에서 인턴생활을 했습니다. 7기 중에서 심화과정까지 거친 교사아카데미 수강생은 파란사과는 뿐이었습니다. 성미산학교에서 이번 졸업식이 열리게 된 이유를 이제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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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사과는의 졸업식은 기존의 졸업식과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졸업식. 졸업생에게 진심어린 축하 인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졸업식, 축하하러 오신 분들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졸업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런 막연한 기획들이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더 근사하게 재현되었습니다. 역시 혼자서 버둥거리는 것은 힘이 듭니다. 아니 함께하면 더 아름다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상수리반 교실을 졸업식장으로 사용하라고 흔쾌히 허락해주신 꽃다지샘, 아늑하고 따뜻하고 깔끔한 식장을 장식해주신 메이, 루모, 실비, 제니, 하얀구름, 희정샘. 맛있는 햇빛쿠키를 맘껏 먹을 수 있도록 선물해주신 주주, 인터뷰 영상을 촬영하고 멋지게 편집해 주신 1기 졸업생 기철, 그리고 축복의 마음을 가득 담아 오신 성미산 샘들, 라디오스타의 문작가, 햇살. 센터의 강구야와 스피노, 시옷. 이분들이 없었다면 졸업식장이 아무리 멋져도 빛이 나지 않았겠죠.*^^*



 피정 분위기처럼 차분하게 마음을 모으기 위해 촛불과 화분도 가운데 놓고, 차가운 형광등대신 은은한 빛을 비출 수 있게 천을 덧댔습니다. 둥글게 둘러앉을 수 있도록 의자도 놓고, 든든하게 배를 채울 유기농빵과 귤차도 준비했습니다. 파란사과는에게 선물할 '자신의 장점'을 카드에 적을 수 있게 준비했구요. 따끈따끈한 졸업문집도 꺼내놓고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아! 졸업문집에 저보다 더 많은 정성과 관심을 가져주신 스피노, 희정샘, 여샘에게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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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정된 시간보다 10분쯤 늦게 희정샘의 사회로 "파란사과는 〇〇〇다!" 영상을 보며 교사아카데미 두 번째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연말이라 다른 일정 때문에 바쁘신 강구야는 아담한 화분과 축하의 말을 건네주시고 먼저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대신 헐레벌떡 달려오신 스피노가 졸업장을 주셨고, 축복의 말을 해주셨습니다. 마녀배달부 키키였으면 좋겠다는, 자유의지를 갖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그때서야 제 졸업식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더군요. 이어서 성미산학교의 교장이신 스콜라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성미산에서 보낸 1년 동안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제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사려 깊은 선생님은 아니지만 그런 재능을 발견해 말씀해 주신 덕분에 용기도 얻었습니다. 스콜라 선생님의 마지막 유머로(가끔 계십니다. 저와 하얀구름샘을 착각하시는 분들이 ^^;;;) 긴장된 마음도 좀 차분해졌습니다.
 선생님들의 영상 질문을 보고, 그 질문에 답해드리고, 졸업 소감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뭐가 그렇게 떨리던지 목소리가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더군요.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두서없이 했습니다. 대안교육의 장에서 잘 성장하도록 배려해 주신 점이 특히 감사했습니다.



 다음은 이번 졸업식의 하이라이트 '자신의 장점 선물하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그리고 그것을 파란사과는에게 선물해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욕심히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약간의 걱정도 들었지만 꼭 그 선물들을 받고 싶었습니다. 《할아버지의 기도》라는 책을 읽다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파란사과는의 졸업식이긴 하지만 축하하러 와주신 분들이 자기 자신의 장점과 재능을 생각해 보시면서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감을 더 갖게 되셨으면 하고 바랬습니다. 쫓기듯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여유롭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파란사과는에게 자신의 귀중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제 설명이 부족해 몇 분이 헷갈리셨지만 ^^;;;) 한 분 한 분 자신의 장점을 말씀하시고 제게 선물해 주실 때마다 감사와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졸업식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가슴 벅차고 힘이 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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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푸른하늘의 '축하해요'를 개사한 성미산샘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냥 웃고 넘어가세요'라면서 언뜻 언지를 주셨는데 교실 바닥에 주저앉을 정도로 창피(?)하고, 유쾌하고, 재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덕분에 졸업식장은 다시 한 번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모든 순서가 끝났습니다. '축하한다'는 말에 주르륵 눈물이 흘렀습니다. 시원섭섭하고 복잡한 눈물이었습니다. 그 눈물에는 이상한 자신감과 뿌듯함, 행복한 마음과 고마움도 담겼습니다. 앞으로의 삶에서 그 때 그 눈물의 의미를 잊지 않길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그 눈물을 통해 대안교육의 현장에서 또 다른 싹을 틔우길, 더 뿌리 깊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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