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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낭독카페 [시가 흐르는 밤]

작성자관리자

날짜2008-10-21 12:00:00

조회수7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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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한글날, 짧아진 가을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간다. 시계 바늘이 6시 30분을 막 통과하려는데 집에 갔던 성미산 아이들이 헐레벌떡 다목적실로 뛰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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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한글날, 짧아진 가을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간다. 시계 바늘이 6시 30분을 막 통과하려는데 집에 갔던 성미산 아이들이 헐레벌떡 다목적실로 뛰어들어온다.
 “저 안늦었죠?” / “응?” / ‘아! 시가 흐르는 밤의 출연자들이었다. (이번 낭독까페를 성미산학교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제2회 ‘시가 흐르는 밤’이란 타이틀로 진행했다. 타이틀만 딱 봐도 알 수 있듯 ‘시낭송’이 주요 테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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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미산에서는 이번 행사를 2학기 시작과 함께 준비했다. 우리말 시간에 ‘시’에 관한 수업을 한 후 자신이 지은 시를 학교 이곳저곳에 전시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동안 아이들의 멋지고 기발한 시에 대해 선생님들은 자랑스럽고 기특하다고 칭찬하셨고, 아이들은 전시된 시를 보며 감탄했다. 넘샘의 아이디어로 ‘시를 들어봐’란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즉흥적으로 아이들이 낭송하는 시를 녹음해 하루에 2번 전교에 방송을 했다. 방송을 듣고 시제목, 시인, 낭송자,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적어 응모하면 수제쿠키를 증정하는 이벤트였다. “누구 목소리에요?”, “시인 이름 잘 안들렸어요. 다시 들려주세요. 네?” 하고 곤란한(?)질문을 하는 아이들에게 “다음 기회에~”란 어설픈 대답을 해주었다. 맛있기로 소문난 성미산 ‘수제쿠키’가 상품이어서 그런지 아이들의 호응도 좋았지만 몇몇 선생님들도 이벤트에 기꺼이 참여하셨다. 9월 한 달이 넘도록 시의 세계에 푹 빠져 지낸 성미산 아이들의 마음엔 이미 ‘시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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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독까페’는 매 회의 주제와 관련된 책 중에 마음을 움직인 구절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낭독하고 함께 나누는 자리이다. 지난 봄 공간민들레에서의 첫 낭독까페를 시작으로 서울시대안교육센터의 네트워크학교들이 돌아가며 기획․진행하고 있다. 세 번의 낭독까페를 함께하는 동안 가슴 뭉클한 구절을 만나기도 하고, 신나고 재미난 음악과 예쁜 그림책을 듣기도 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기도 했다. 회가 거듭될 수록 그들만의 특별한 낭독을 만날 수 있어 반갑지만, 주최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책을 좋아하고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하는 낭독까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난다.


 


 7시 30분, 네 번째 낭독까페의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성미산의 아이들, 학부모, 마을 사람들, 그리고 다른 손님들이 다목적실을 가득 채웠다. 성미산학교의 대표교사 현영샘의 사회로 중등 진솔이가 녹음한 도종환 시인의 <처음가는 길>이 흘러나오며 ‘네 번째 낭독까페 - 시가흐르는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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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는 초등 아이들과 중등 아이들이 무대 앞에 나오거나  관객석 곳곳에서 일어나 시를 낭송했다. 수업시간에 지은 자작시를 낭송하는 아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선택해 가슴 뭉클하게 낭송하는 아이, 친구들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수줍고도 떨리는 마음으로 낭송한 아이. “우와~ 짝짝짝짝~” 한 편 한 편 시가 낭송될 때 마다 여기저기서 탄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이 이어달리기를 하듯 다소 숨 가쁘게 낭송이 이어졌다.  마이크가 너무 높거나 낮아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뿐더러 길이도 짧아 놓쳐버린 시도 있었고, 시의 감동을 충분히 음미할 여유가 없어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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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분의 휴식시간을 갖고 나서 현영샘과 심순샘의 노래로 2부가 시작되었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휴식시간의 어수선한분위기를 쉽게 정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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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에서는 성미산의 교․강사들과 가족들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성미산 졸업생 창희의 시낭송. 평범한 삶에서의 일탈에 관해 꿈꾸듯 낭송한 메이, 빠블로 네루다의 소네트를 스페인어로 낭송해준 복숭아,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 가슴 찡한 노래를 들려준 애기똥풀, 손수 번역한 독일 시를 아들 유진이와 함께 낭송한 가림토, 오카리나 연주와 시낭송의 멋진 하모니를 들려준 여해 가족들. 1부의 명랑하고 유쾌한 분위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가을을 좀 더 흠뻑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나도 카메라 대신 시집을 펼쳐들고 시를 한 편 낭송하고 싶다는 뜬금없는 용기가 생기기까지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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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낭독까페와 다르게 마지막 순서로 시상식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이 각각의 상의 의미를 말씀해주시고 시상을 했다. 낭독까페(시가 흐르는 밤)의 의미와 다소 결이 맞지는 않았지만 ‘누가누가 잘했나’란 순위정하기의 의미라기보다는 아이들의 재능과 용기를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성미산학교만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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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진행이 다소 매끄럽지 않은 점, 다른 네트워크 학교 학생들과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지 못한 점 등의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시’라는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풍성한 가을밤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도서관 한 구석에 앉아 창밖의 낙엽을 보며 홀로 시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소리 내어 시를 읽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는 걸 새삼 느끼는 낭독까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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