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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작성자관리자

날짜2007-10-22 17:00:00

조회수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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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을 따라가면 우리의 놀이터가 나옵니다!’


주홍색 이정표들이 경복궁역을 시작으로 긴 행렬을 이루었습니다. ‘저 아이도 ...


2007 서울시 대안학교 연합체육대회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성장학교 별 김태희


 


‘발자국을 따라가면 우리의 놀이터가 나옵니다!’


 


주홍색 이정표들이 경복궁역을 시작으로 긴 행렬을 이루었습니다. ‘저 아이도 나랑 같은 곳을 찾는군!’하며 생각한 친구들이 하나, 둘, 서울농학교 운동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낯선 남의 학교 운동장 입구에 들어선 친구들은 두리번거리면서 자신의 무리들을 찾습니다. 그러면 “야! 여기야!” 하는 소리가 운동장 구석구석에서 어색해하는 친구들을 향해 반갑게 날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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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 서울에 자리 잡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여러 대안학교들이 모여서 소위 말하는 ‘가을운동회’를 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는 약간의 설렘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경복궁역에 위치한 서울농학교 운동장으로 모였습니다. 진행본부랍시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긴 했는데, 무언가 엉성하고 몇 가지 빼먹은 듯한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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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되기 몸짓’이라는 현수막 앞으로 형형색색 모둠별로 모인 아이들은 질서정연하게 체육대회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체육대회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혼자 숨어 놀게 하지 말고 최대한 함께 놀게 하자!’였습니다. 대안학교연합체육대회에 참가한 이상, 최소한 한번 이상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오전 경기는 포스트 별 구기종목들을 진행했습니다. 여자발야구, 족구, 보디가드 피구 3경기를 6모둠으로 나누어진 친구들이 회전하듯 돌면서 경기에 참여했습니다. 참, 왜 남자발야구는 없냐고 항의하듯 물었던 친구에게 이 지면을 통해 궁색한 변명을 해야겠습니다. 그것은 ‘너무 많은 홈런이 나올까봐….’ 하지만, 미안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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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신나는 점심시간, 엄선의 엄선을 거쳐 준비한 김밥, 영양떡, 음료수, 과일 등을 모둠별로 배분하고 여기저기서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곧이어 정식종목도 아니지만 이 시간만을 기다렸는지 축구화 까지 갖춰 신고 온 친구들과 함께 교사 대항 축구시합이 짧은 시간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월드컵 경기를 방불케 하는 축구시합은 학생 쪽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아이들 사기를 고려한 교사들과 사회자의 배려도 있기는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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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너무나 격렬했던 판 뒤집기, 그 보다 더 전투적인 모습으로 우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닭싸움이 무사히 끝나고,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 됨을 보여줬던 2인3각 릴레이와 줄다리기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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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어달리기까지 우리는 뜨거운 함성으로 운동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긴장하며 달리던 선수들은 얼마나 가슴 벅차게 달리던지, 응원하는 친구들은 얼마나 열정적으로 함성을 지르던지, 우리가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에너지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다르지만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이긴 편과 진 편을 나누는 경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손잡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서로의 가슴에 남기고 아쉬운 마지막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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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체육대회가 개최되면 아이들과 함께 응원하거나 도시락 먹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올해는 난나학교와 함께 체육대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진땀 뺀 순간순간이 적지도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아이들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저에겐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부족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있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중요한 핵심일 것입니다. 우리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또 다른 공간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 되는 몸짓은 오늘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일 테니 말입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함께 준비 했던 난나학교 전준호 선생님과 수고하신 다른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하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친구들아! 너희들,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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