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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평화캠프 보고대회 이야기

작성자관리자

날짜2007-10-22 17:00:00

조회수3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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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7일, 서로 다른 개성과 취미를 가진 12명의 십대들은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 청소년들과 캠프를 하고, 고려인 2-3세 어른들을 만나러 다니고, 러...

 


동북아 평화캠프 보고대회 이야기


김혜준/하자작업장학교


 


2007년 7월 17일, 서로 다른 개성과 취미를 가진 12명의 십대들은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 청소년들과 캠프를 하고, 고려인 2-3세 어른들을 만나러 다니고, 러시아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횡단열차 여행을 하고, 그리고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를 탐방하고 8월13일 돌아왔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평화, 여유와 불안, 경계, 그리고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생각해보고 느끼게 해주었다.



러시아에서 돌아온 우리들은 이러한 여행의 여운을 이으면서 보고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때의 기억들을 더듬어 에세이를 쓰고, 고려인 인터뷰 내용들을 정리하고, 사진을 고르고, 몇 번의 모임과 회의를 가지면서 보고대회를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리고 10월 9일, 하자센터 999클럽에서 우리들이 했던 여행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느낄 수 있는 보고대회를 가졌다.


 


행사는 크게 하자센터 999클럽 앞, 입구, 그리고 무대 위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999클럽 앞에서는 커다란 러시아의 지도와 그 위에 지역별로 나누어진 사진들, 그리고 러시아에서 구입한 기념품이나 우리가 썼던 용품들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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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클럽 입구에는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먹었던 홀렙(빵)과 햄, 치즈를 곁들인 샌드위치와 간단한 과일, 음료가 준비됐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러시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과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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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먹는 동안 무대 위에서는 여행의 전 일정을 스케치한 영상물이 상영되면서 보고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사회를 맡은 우다다 학교의 썩토는 긴장 탓에 처음에는 떨리는 목소리로 진행을 했지만, 보고대회를 보러 온 사람들의 많은 격려와 호응을 받으며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영상물이 많은 보고대회였기 때문에 혹시나 관객들이 조금 혼란해하지 않을까 했는데, 적절하게 섞여 들어간 노리단의 몸벌레 공연이나, 사회자의 멘트 덕분에 제법 순조롭게 보고대회는 계속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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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란 여행기간동안 난 러시아에서 다양한 모습을 가진 환경과 자연,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값진 시간을 경험했다.



하지만 여행을 가기 전부터 여행의 초반까지 불안하고, 숨 쉬는 것조차 벅찰 만큼 좋은 상태, 그리고 좋은 정신상태가 아니어서, 처음 순야센에서 만난 고려인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하자에서 지내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하던 마음은 어느새 고요해지고, 그동안의 활력이 다시 나타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함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분명 그동안 꽉 막혀있던 가슴 때문에, 깊이 숨어있던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이 꿈틀꿈틀 맨 위로 올라오기 위해, 그동안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었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레인, 하자작업장학교, 2007


 


어느 날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들이 함께 섞여 놀고 있었다. 카드 게임도하고, 장난도 치고, 축구도 하고,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사실 처음엔 생각하지 못 했다. 아니, 내가 안 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람들을 보면서 처음 고려인 친구들을 못 마땅하게 여겼던 내가 조금은 부끄러워졌고, 어쩌면 그 이유로 더 친하게 지내려 했을 수도 있다. 친하게 지내고 그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면서 좋은 점도 많이 보았다.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친구가 생기기도 했다. 아쉽게도 많이 친해지진 못했지만. 그렇게 서로를 더 알아가려 할 때 쯤 헤어진 것 같다. /사임, 우수리스크 3호 학교, 2007


 


횡단열차에서 가장 많이 한 일은 무엇일까? 나에 대한 생각, 내 주변의 사람에 대한 생각, 앞으로 나의 갈 길에 대한 생각,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생각. 그렇다.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해져가는 저녁노을을 열차 안 에서 보고 있노라면 깊은 몽상에 빠져서 행복한 기억, 힘든 기억을 떠올리곤 했다. /썩토, 우다다학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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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대회의 메인은 ‘경계 짓는다는 것’, ‘문화, 차이와 다름에 대한 이해’, ‘불안과 터닝포인트’, ‘여유에 대한 동상이몽’이라는 주제의 토크쇼였다. 같은 주제에 대한 각자의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놓음으로써 다시 한 번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다. 역시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던 만큼이나 진행시간은 길어졌고, 말미에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리허설 때완 달리 발표자들의 자신있어하는 표정과 정리된 말은 제법 그럴싸한 토크쇼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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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과정도 당일 행사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서 실은 아쉬웠다. 준비하는 내내 죽을상 울상 다 지어가면서 힘들어 했던 일들도 이제는 정말 여행이 끝나버렸다는 마침표를 찍어주는 보고대회와 함께 한 시즌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함께 여행을 했던 친구들과 그때만큼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친하게 지낼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의 시간, 장소, 사건, 감정들이 담긴 에세이를 읽으며 나는 혼자 몰래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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