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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눈으로 대안학교를 보다

작성자관리자

날짜2007-03-13 14:00:00

조회수2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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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서울시대안교육센터에서 대안교육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정리하는 백서 만드는 일을 거들고 있다. 그동안 교육 관련된 일들을 쭉 해 왔지만 지금...

 


낯선 눈으로 대안학교를 보다


-서로 다른 대안학교들이 만들어내는 차이, 그 틈 사이의 가능성


 


전유미 /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대안교육백서발간>팀


 


나는 요즘 서울시대안교육센터에서 대안교육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정리하는 백서 만드는 일을 거들고 있다. 그동안 교육 관련된 일들을 쭉 해 왔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대안교육의 역사를 짚어볼 수 있을까 싶어 덥석 받아든 일거리이다. 학교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몇몇 대안학교들을 방문해 새로운 가치를 일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냥 단순한 일거리였던 백서 만들기 작업이 어느새 의미 있는 무엇인가로 다가오고 있었다.


 


2월 24일에서 3월 1일까지, 5박6일간 대구-대전-금산-산청-부산-제천을 돌며, 철학은 같지만 서로 다른 모델을 추구하는 <간디학교> 네 곳과 불교계 대안학교로 생태적 삶을 지향하며 ‘작은 가정’이라는 생활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실상사 작은학교>, 지리산 자락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무상교육을 하고 있는 <지리산고등학교>, 부산에 있는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 <거침없는 우다다학교>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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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뒷북인 데다가(간디학교는 방문 하루 전날 공동 졸업식을 치렀고, 부산 우다다학교는 1년간 아이들과 준비한 예술제를 열었는데 장소를 잘못 찾아가는 바람에 눈물 핑~ 돌도록 감동적이었다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ㅠ.ㅠ) 배움터를 옮기거나 아이들을 맞을 준비로 학교들은 대부분 어수선했다.
학교 방문은 2002년 중학교 과정 미인가 문제로 교육청으로부터 해산 명령을 받았던 간디학교 양희규, 양희창 샘을 만나는 것에서 출발했다. ‘사랑과 자발성’을 교육철학으로 경남 산청에서 중고통합학교로 문을 연 간디학교는 서로 다른 모습의 4학교로 분화, 성장해 있었는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간디학교의 모습에는 우리 대안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태가 잘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이상에 가까운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 속에서 하나의 교육철학에서 서로 다른 학교들이 생겨나는 것을 볼 때 말이다.
여기서 잠깐! 4학교로 분화된 간디학교가 헷갈리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올해 안식년에 들어간 산청(고) 간디학교 정미숙 샘이 간디학교의 이름과 특성에 대해  헷갈려하자 정리된 이름을 알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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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간디학교 -> 산청(고) 간디학교
1997년 중고통합형으로 세워졌다가 1998년 특성화고등학교로 인가받은 학교. 보통 ‘간디학교’라고 하면 이 학교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듯하다.


 


산청 간디마을학교 -> 산청(중) 간디학교
7가구가 이주해 와 2005년 생태마을 공동체를 꾸리고 마을학교의 형태로 자리잡은 중학교 과정 학교으로 홈스쿨링, 자기주도적 학습을 많이 한다.


 


제천 간디청소년학교 -> 제천(중고) 간디학교
산청 간디학교에서 중고통합형으로 함께 있다가 2002년 해산 명령을 받은 중학교 과정이 제천으로 배움터를 옮긴 학교. 현재는 고등학교 과정까지 개설되어 있다.


 


군위 간디자유학교 -> 금산(고) 간디학교
산청 간디학교가 교육청과의 마찰로 언론에 많이 다루어지자 유명세 탓인지 그해 입학 경쟁률이 10:1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요구로 만들어진 학교로 안정적인 배움터를 마련하지 못해 여러 군데 떠돌다 올해 금산에 안착했다. 양희규 샘 말로는 교육과정이 없다고 하는데 이동학습과 아이들이 과목을 개설하기도 하여 간디학교 가운데에선 가장 리버럴한 형태를 띠는 듯하다.


특성화고등학교로 인가 받아 제도권 속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산청(고) 간디학교는 다른 간디학교들이 가치 지향적인 측면에서 실험성이 많은데 비해,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많다. 7년차로 올해 안식년을 받은 정미숙 샘은 여전히 간디학교의 철학을 공유하며 ‘자립’과 ‘공동체’, ‘노작’교육을 중요시하고, 보통 학교들에 비해 아이들의 선택권이나 자율권을 존중하는 좋은 학교임에는 틀림없지만, 특성화교과의 하나로 교육 내용이 학점화되면서 노작교육 등이 점점 소홀해지는 경향을 띠고 있다고 전한다. 대안교육의 초기 모델이자 인가 받은 산청(고) 간디학교의 고민은 지난해 대안학교법이 입법, 추진되면서 인가/비인가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많은 대안학교들의 고민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이번 기행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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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앞두고 학교 정리에 여념이 없던 실상사 작은학교 장일안 샘은 이 문제를 놓고 학교에서도 고민을 했는데, 현재의 교육 과정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비인가 상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이나 후년쯤 중고통합형 학교를 준비하고 있다는 실상사 작은학교는 학교가 만들어질 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다고 한다. ‘야단법석’이라는 전체 식구회의를 주마다 하고, 생태적 자리, 자치 살림을 추구하며 아이들과 교사를 연결하여  ‘작은 가정’이라는 생활공동체를 꾸려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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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을 떠돌다 가까이에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무상교육을 하고 있다는 대안학교가 있어 급히 일정에 넣어 찾아갔다. 부산, 경남 교사들이 모여 만든 학교로, 다른 대안학교에서 중요시하는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조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특이해보인 <지리산고등학교>. “초기에는 학교부적응아 아이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중상층, 특별한 교육을 받고자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대안학교들의 변화를 걱정하는 지리산고등학교 박해성 교장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평한 교육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가나 교원노조들이 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턱도 없이 모자란 재정 속에서 그래도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일희일비하고 있는 이정화 샘이 들려주는 <거침없는 우다다학교>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이다. 사랑의 도시락 보내기 운동을 하면서 중퇴 청소년 상담 전화를 운영하다가 경제적 빈곤이나 폭력, 무기력 등으로 인해 관계가 깨어져 학교로 돌아가기 싫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정화 샘은 지치지도 않고 아이들 이야기에 여념이 없다. 전날 예술제를 치렀는데, 장소를 잘못 찾아가는 바람에 겨우겨우 뒷풀이 자리에나마 함께 할 수 있었다. 김복남 교장 샘이 “숙제 고만하라”며 눈을 흘기셔서 예술제를 축하하러 온 서울 도시형 대안학교 샘들과 술자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안학교를 찾는 아이들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 대안학교 양극화 현상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하면 좀더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열악한 환경에 있는 대안학교에 내 아이를 자신 있게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어느 대안학교 샘의 진솔한 고민은 어쩌면 현재 대안학교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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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 동안 몇몇 학교들을 다녀오면서 10여 년 만에 전국 100여 개 학교로 확산된 지금, 많은 학교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듯했다. 대안교육 10년의 역사 속에서 변화와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대안학교들. 그러나 진지한 고민과 다양한 실험 속에서 ‘대안’을 만들어가는 샘들의 모습에서 아이들만이 성장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무엇이 가장 올바른 대안교육의 모습일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대안교육은 앞으로도 쭉~ 변화무쌍하게 성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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