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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공동체’를 꿈꾸는 성미산학교 학기말 잔치

작성자관리자

날짜2006-12-29 18:00:00

조회수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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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토요일 2시. 성미산 학교에서 학기말 잔치가 있었습니다.
이번 학기말 잔치는 초·중등 함께 준비했으며, 1부는 초등, 2부는 중등이...

 


 


‘배움의 공동체’를 꿈꾸는 성미산학교 학기말 잔치



정현영 / 성미산학교 길잡이 교사


 


12월 23일 토요일 2시. 성미산 학교에서 학기말 잔치가 있었습니다.
이번 학기말 잔치는 초·중등 함께 준비했으며, 1부는 초등, 2부는 중등이 맡아 진행했습니다. 교실과 복도 등 학교 곳곳에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었구요. 도서관 기금 마련을 위해 다목적실 한켠에서는 도서관위원회에서 발행한 티켓으로 푸짐한 차와 다과도 즐길 수 있었지요. 또 도서관에서는 기금 마련에 참여한 부모님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답례의 뜻으로 아주 싼 값에 책을 구입할 수 있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소중해.
  서로가 모두가 소중해.
  나보다 남을 귀히 여기며 자랑하지 않아요.
  제일이라고 자랑하지 않아요!
  똑똑하다고 자랑하지 않아요!
  오래 산다고 자랑하지 않아요!
  힘 세다고 자랑하지 않아요!
  예이예~ 예이예~ 예, 예, 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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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2명의 아이들이 한 학기 동안 배운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뮤지컬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는데, 위의 가사는 그 중에 나오는 노랫말입니다. 아이들의 표정이나 동작이 귀엽고 때론 어설퍼 웃음을 자아내는 등 무척 재미있는 꼭지였어요. 쉬운 가사와 리듬 때문에 나중에는 노래를 모두들 따라 부르기도 했구요. 특히 아이들이 함께 부른 노랫말은 올 한 해 ‘배움의 공동체 실현’이란 우리의 바람이 잘 배어있어 좋았습니다. “우리 내년에 이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하는 제안도 이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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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2학년 친구들의 요가 시범, 2, 3학년의 ‘뻐꾸기 노래’ 리코더 합주가 있은 후, 개성, 창의력 만점인 3학년 아이들이 미술 시간에 한 그림자극을 촬영한 영상 보기가 있었어요. 모두들 토끼눈을 하고 조용히 재밌게 봤지요. 이어서 4, 5학년 친구들의 ‘꽃잎세상’ 옥상생태공원을 만드는 과정과 소감 발표, 초등1~5학년이 모두 나와 박지현 음악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성미산 어린이’를 부르며 1부를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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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가 시작되자 영어 연극과 난타가 결합된 공연과 발표 자리가 있었고, 9학년 친구들의 이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선 일반학교로 가서 대학진학을 준비하겠단 친구, 보다 특성화된 예술학교로 진학하는 친구, 다른 대안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는 친구, 2학기에 교류가 있었던 일본의 ‘자유의 숲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친구, 학교에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겠다는 친구들 모두 각자 자신의 성장 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하는 자리여서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잠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실비 샘의 지도로 그간 짬짬이 준비해 온 선생님들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김건모의 ‘마이 선'의  흥겨운 리듬과 재미난 가사에 모두들 귀를 쫑긋하고 들어주었지요. 처음엔 쑥스러워 입을 가리고 낯을 붉히던 선생님들도 노래 중반에 이르러서는 절로 흥겨워 몸을 흔들기며 노래하신 분들도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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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들여 준비한 그래서 볼 만한 공연으로는 중등 친구들이 펼치는 영어 연극과 난타가 결합된 <오즈의 마법사>였습니다. 그 긴 영어 대사를 거뜬히 외웠다는 것, 자연스런 연기,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 재기 발랄한 애드립, 보는 이를 압도하는 무대 뒤편에 붙인 전지 네 폭의 배경 그림, 깡통 로봇과 허수아비의 기발한 의상과 소품 등 놀랍고 흥미를 끄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 무대였어요. 공연 중 가장 압권은 오즈의 마법사로 등장한 스콜라(박복선) 교감선생님의 진지한 얼굴 사진이었는데, 공연이 끝난 후 스콜라 샘께 직접 여쭤 봤더니 아이들이 사진이 필요하다 해서 찍어갔는데 이 용도로 쓸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하시네요. 공연이 끝나 학기말 잔치가 다 끝났는데도 초등 동생들은 그 자릴 뜨지 않고 또 보고 싶다며 아쉬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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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장 뜻 깊은 행사는 그동안 학교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감사패와 선물 드리는 코너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예쁜 사물함을 만들어 주신 ‘옹이’ 사장님, 자원봉사로 프로젝트를 맡아주신 거인, 푸른들, 방긋, 발명가 동아리 이경수 샘, 까치공방, 하마, 심순, 도서관위원회, 토마토, 호 아저씨, 도토리, 청소를 도와주시는 분, 급식을 해 주시는 동네부엌, 옥상생태 공원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도시비오톱 사장님, 장애물 없는 골목길 만들기 프로젝트를 이끌어 주신 건축프로젝트팀,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도와주시는 마포자활에서 오시는 도우미 선생님들, 운전기사 분….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여서 받는 분들이나 주는 사람 모두 마음이 푸근해지는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행사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음향·조명시설, 무대 장비가 미비해서 잠시 공연이 중단되거나 순서를 바꿀 수밖에 없는 돌발 상황이 연출된 것. 그동안의 활동을 서로 나누고 성장을 축하하며 격려하는 것이 아이들로만 그쳤다는 것입니다. 학교는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도 함께 어우러져 활동하며 배우고 성장하는 곳이었지요, 내년엔 삼 주체가 서로 나누고 교류하는 시간으로, 다세대의 풍성한 활동을 나누고 축복하는 잔치의 자리를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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