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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안돼? 우는 당신은 예쁜데도!

작성자관리자

날짜2006-07-31 17:00:00

조회수4098


어려운 과제들이 주어졌다. 배움을. 창조하는. 공동체.
내가 있는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이하 ‘꿈학교’)에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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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과제들이 주어졌다. 배움을. 창조하는. 공동체.



내가 있는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이하 ‘꿈학교’)에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문제제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꿈학교’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길잡이교사로 살아온 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그동안 학교를 찾아온 많은 방문자들, 그리고 다른 학교 길잡이 교사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아이들의 학습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라든지 지적 성장이 일어나는 곳으로서 ‘꿈학교’의 역할에 대해 말한 적은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은 ‘꿈학교’를 ‘배움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공간’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 ‘기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밥 지어 먹이고(고른 영양상태 회복), 남들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하고(자기 생각을 남들이 알아먹도록 하는 훈련?), 이따금 놀아주기도 하고(교사가 갈구는 게 미움의 표식이 아니라 친밀의 표식임을 알려 준다. 그래야 아이들이 튕겨나가지 않으니까), 다급한 문제 상황이 발생할 시 보호자의 역할을 해 주는(이 점에 있어선 거의 미션 임파서블의 요원 수준, 각양각종의 문제해결을 위해 출동!) 등 상상을 뛰어넘는 역할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초점이 그 ‘기반’에 맞추어져 있어서 그렇지 우리라고 해서 아이들의 지적 성장과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기대하고 기획하지 않는 학교이겠는가! 출석률에 따른 변수라든지 지적 성장의 기반을 충분히 닦는 것만으로도 수년 씩 걸리기에, 지나간 5년의 시간들은 한 사람의 배움을 움트게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결과를 통해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무척 괴로운 일이다. 평가해 보고 싶고, 평가 받아보고 싶지만 평가의 주인공인 결과물이 없다는 것, 아직 그 과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 과정이 언제 끝나서 평가를 거쳐 그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건지 가늠해 볼 수 없다는 것, 이 모든 불확실한 상황은 학교의 역할, 아이들의 상, 교사의 전문성에 미심쩍은 의문을 남긴다.


 


“이봐… 거기… 그래 너! 내 말 좀 들어봐…. (비참한 현실 묘사 내용 가사 생략) 넌 너무 예뻐어~ 울 때조차~!”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여주인공의 노래 가사 중 일부다. 진저리쳐지는 현실에서 자기 삶에 대한 꿈을 품고 겁 없이 상경한 여주인공이 반복되는 절망과 실패 속에서 부르게 되는 노래.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요~” 울면 미워지니까, 우는 행동은 보기 싫으니까 우는 일에 심적 책임감과 부담을 느끼는 게 보통의 우리다. 헌데 밑바닥 인생을 살며 못나게도 우는 일밖에 남지 않은 한 사람의 울음 앞에서 너 참 이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창조성일까? 이 창조성 안에는, 울고 있는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한 긍정성을 버리지 않고 다시 일어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 눈물 안에 담겨 있는 그 사람의 고단한 노력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게다. 물론 현실은 변한 것이 없어서 결과를 두고 평가할 수 없지만 분명 그 사람은 자신을 걸고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에 그가 흘리는 눈물을 가치 있게 바라봐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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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정 선생님의 ‘배움 공동체’ 교사모임과 워크숍을 3~4차례 참여해 오면서 교실 안에서의 장면과 교사 개인의 역할, 아이들의 지적 성장, 교사 간의 소통에 대해 신선한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근데 이 자극은 새로운 일거리로서의 부담으로 다가오기보다 빈약한 현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정 속에서 교사의 역할(듣기, 연결짓기, 되돌리기)을 놓치지 않는, 즉 수업 속의 아이들을 들여다보는 일이 시작되었다. ‘꿈학교’ 남윤희 선생님의 ‘경제와 심리’ 수업과 셋넷학교 정대일 선생님의 ‘남북한 사회 비교’을 찍은 영상물로 진행된 워크숍은 “어떻게 가르쳐야 했는가”에 초점을 두지 않으려 애써 본 첫 번째 경험이었다. 대신에 손우정 선생님이 제안한 “아이들이 어디에서 배우고 어디에서 주춤거리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수업 중에 발생하는 아이들 사이의, 그리고 아이들과 교사 간의 역동성에 주목하고,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진정 교사의 역할임을 배웠다. 이러한 순간들은 아이들 사이에, 그리고 교사와 아이들 사이에 견제와 공격심이 아니라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안정감은 ‘너무 많은 일’에 치여 있다고 생각하는 길잡이 교사들에게 좋은 위안을 가져다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항시 피곤해 있고,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나에게 새로운 모색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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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정 선생님의 ‘배움의 공동체’ 워크숍은 우리 네트워크학교 길잡이 교사들에게 새로운 공유점을 제공해 주었다. 창조-배움-공동체로 연결되는 교사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그건 곧 생산적으로 순환되는 ‘성찰의 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배움의 공동체는 서로의 성장점들을 발견해 주고 연결지어 주느라 바빠질 것이다. 무던히 애쓰던 가운데 주르륵 흘러내리던 눈물. 행여 남이 볼까 바삐 훔치던 모습. 이제는 서로서로 “당신 참 이쁘군요!” 하고 말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이들을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던 우리가 한 아름 그 열매를 안아들고 기쁨으로 걷는 날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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