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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테 네팔] 네팔여행의 위대한 유산. 마지막 이야기

작성자관리자

날짜2006-02-14 10:00:00

조회수3683


■ 한국과 네팔 청소년의 문화교류가 시작되다!
또까마을의 암마르 고등학교와의 문화교류 첫날. 지난 10월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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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여행의 위대한 유산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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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교사  임수정

■ 한국과 네팔 청소년의 문화교류가 시작되다!
또까마을의 암마르 고등학교와의 문화교류 첫날. 지난 10월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여러 가지를 보여주고 서로 배우게 될 시간이다. 어제 저녁부터 친구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차곡차곡 가방에 넣었고 어떤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 또까마을은 어떤 곳인지 너무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학생들은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내일을 기다린다.
아침 일찍 흰색 벤 두 대가 숙소 앞에 도착했다. 여느 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아침 체조를 하고 이른 아침으로 달걀2개와 잼과 버터를 바른 빵 그리고 짜이 혹은 찌아(네팔식 밀크티)를 마셨다. 이젠 이런 식사가 익숙해져서 한국에 가도 아침엔 짜이를 마시고 싶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좁았지만 벤 두 대에 나눠 타고 비포장도로를 덜컹덜컹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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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을 입구에 내리자 20여명의 마을 사람들이 악사들과 함께 나와서 오렌지색 금잔화 같은 꽃으로 만든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환영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런 환대를 받아본 적 없었던 터라 대단한 손님이 된것마냥 모두의 얼굴에 우쭐한 웃음이 가득하다. 악사아저씨들도 피리불고 북을 치며 우리를 에워싸고 앞으로 행진을 하였다. 마치 국빈이 된 느낌이다.
암마르 학교는 영어로 수업을 가르치는 사립학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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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교복을 입으며 초등학생들부터 고등학교 학생들까지 한 건물에 있어 허리 언저리에 머리가 닿는 아이들부터 170cm는 되는 친구들까지 다양하다. 느리게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학교라 학교의 1/10만 페인트가 칠해져있고 나머지는 회색빛이다. 화장실이 딱 두 개가 있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화장실을 쓰고 있는 눈치다.
학생들을 만나 전교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10명의 교류할 친구들과 옥상에 가서 인사를 하였다. 먼지 없이 조용히 만날 수 있는 곳이 옥상밖에 없어서였다. 다들 어색해했지만 둥글게 돌아가며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눴다. 인사하고 이름 물어보고... ‘교사들이 도와줘야하나’도 생각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알아서 진행하며 웃으며 악수하는 친구들을 보니 금방 친해질 수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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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친구들의 교실로 와서 이름표를 만들어 가슴팍에 붙이고 함께 달밧으로 점심도 먹고 짝을 정하여 친해지기 위한 단계로 서로의 얼굴 그리기, 그룹화 그리기 등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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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짝과 손을 잡고 멀어지더니 열심히 얼굴을 그려주고 그룹화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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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2인3각 경기와 닭싸움, 림보 경기를 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먼지로 온몸이 뒤덮였다. 림보 경기에서 한국 학생들은 이길 것 같자 ‘김치 한 접시’를 상품으로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더니 1미터 정도 높이를 어렵사리 통과하여 한국 학생들이 승리하였다. 점심도 달밧으로 먹었으니 학생들의 사기 충전을 위하여 김치 한 접시에서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를 바꾸었다. 어찌나 기뻐하는지 오늘 문화교류 하며 만난 새 친구들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저녁에 평가회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학생들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네팔 학생들과 대화를 잘 이어나가는 것 같았다. ‘Sabina가 그러는데요~’ ‘Bimal이 네팔대 한국으로 축구하자는데요~’ ‘Sagun이 자기 집에 놀러오라는데요?’ 등등...
지금에서 편하게 이야기 하게 되었지만 교류 도중 네팔 친구들이 네팔 막걸리를 한잔 줬다는 소문도 있다.


 


■ 한국과 네팔 청소년~ 설날 음식 문화를 교류하다!
설날에 먹는 음식의 대명사~! 떡국을 만들기로 한 날.
한국 학생들은 떡국과 김밥을, 네팔 친구들은 네팔식 꿀떡인 ‘여머리’와 네팔식 엿, 산마로 만든 디저트를 선보였다.
학교 옥상에 있는 조촐한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 두 명의 여학생이 네팔 친구들에게 떡국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서른 명이 먹을 떡국이라 간 맞추기가 힘들었을 텐데 통역을 해주시는 선생님과 함께 네팔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국자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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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친구들의 여머리는 마치 거대한 민달팽이와 같고 그 안에 엿을 녹여서 넣는다. 두 개 먹으면 저녁을 못 먹을 정도였다. 아주머니와 학생들이 도와주어서 송편처럼 여머리를 빚고 찌면 그 즉시 사라져갔다.
오후 뜨거운 햇살 아래 학교 옥상에서 모든 음식을 차려놓고 먹으며 영화제를 기다린다.
네팔 친구들은 떡국을 어찌나 잘 먹는지 자꾸 와서 달라고 한다. 한국 학생들은 네팔 친구들에게 준다며 계속 받아가서 자신이 먹고 있는 듯 했다. 네팔 남학생 한명은 김치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김치가 동이 나는 사태도 벌어졌다.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가장 쉽고도 어려운 길이 음식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여머리를 먹으며 즐거운 때도 있는가 하면 달밧을 생각하며 잠시 숙연(?)해지기도 하니 말이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선생님들이 영화제를 준비하고 계셨는데...
이럴 수가. 정전이란다. 네팔은 전력이 부족하여 일주일에 두 번 정전을 하는데 그 지역이 하필 오늘 암마르 학교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오늘의 교류를 정리해야했다.
오늘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재미있었다. 내일 만나자 친구들!


 


■ 네팔의 밤
네팔은 마오이스트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문화교류를 하며 마을을 돌아다녀보면 공산주의자들이 트럭을 타고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며 마을을 순회한다.
네팔 전역에서 밤에 접근 하는 사람들을 상대하지 말라는 말을 네팔인 인솔교사에게 듣곤 했는데 또까마을에 오니 실감이 난다. 덕분에 밤에 나가고 싶은 친구들의 소원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포카라에서 우리가 떠나온 날 전날 밤에도 폭탄이 터졌고(우린 까맣게 몰랐지만)
공항에서 출국하는 날에는 포카라 검문소에서 총격이 벌어졌다. 이후 네팔에는 계엄령 같은 것이 내려졌다. 함께 했던 친구들을 생각하는 몇몇 학생들의 심각한 표정들. 네팔은 아직 혼란한 시기였고 과거 한국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한 기분도 들었다. ‘네팔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함께 평화롭게 존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사람은 누구일까?’, ‘함께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며 한국에서 다양한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있는 대안학교의 우리들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다양성의 인정.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 쉽지 않은 시도들이 맞서는 어두운 밤이 네팔의 현실이다.


 


■ 문화교류 마지막 날! 태극기 휘날리며~
한쪽에서는 열심히 무대를 만드는 네팔 학생들과 선생님들. 한쪽에서는 한국 학생들과 네팔친구들이 티셔츠에 국기를 그리고 있다. 태극이 의미하는 것을 설명해주며 염색크레용을 사용해 네팔과 한국의 국기를 그리고 서로 바꿔 입고 마지막 공연에 참석하는 것이다.
국기를 그리는 친구들은 색과 꾸밈, 크기에 있어 각자의 개성이 확실히 드러난다. 하트모양 태극을 그린 친구도 있는가하면 붉은 네팔 국기를 분홍색으로 그리는 친구도 있다.
교류를 하는 10명의 친구들 이외의 초등학교 학생들도 주변을 둘러싸고 열심히 구경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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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바람 속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즉석으로 설치한 무대에서 시작한 학생들의 공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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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선생님들의 자작시와 노래 공연까지 다채롭게 펼쳐졌다. 나이 지긋하신 네팔 선생님들의 자작시와 노래는 그 분들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었고 두 나라의 우정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네팔 학생들은 전통 춤과 노래들을, 한국 학생들은 영남사물놀이를 보여주었다.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은 진지한 열의를 볼 수 있는 멋진 공연으로 마무리 했다.

마지막 행사로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 200여명이 모여 영화제를 하였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상영하였는데 마오이스트가 활동하고 세력을 펼치려는 또까마을에서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는 기분은 불안하고 초조 했다. 네팔 친구들은 옆에서 같이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며 한국에 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왜 같은 민족끼리 싸웠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물어보았다. 더듬더듬 영어를 사용해가며 설명하는 한국 학생들. 과거의 한국에서의 혼란이 네팔에서는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학생들은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서로의 문화와 서로의 생각, 나라를 알아간 문화교류는 ‘몰래’네팔 친구들 집에 놀러가 막걸리 한잔 하고 온 친구, 네팔 친구 집에 초대 받아서 저녁 식사를 대접받은 친구, 함께 축구하며 한국에 대해 이야기 하고 언젠가는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꿈을 말하는 친구들과 같은 사람, 사람들로 채워져 나갔다.
네팔의 어렵고 불편한 상황을 겪으며 힘들다는 표현은 해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한마디 험담을 꺼내지 않고 그 환경에 적응하고 즐겁게 생활하려 했던 나마스테 네팔 팀의 대안학교 청소년들을 보며 느낀 기쁨과 마음속에 채워진 사람들.
이것이 나마스테 네팔 여행에서 남긴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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