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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소녀들의 슬램파티’ -경계를 넘는 소녀들의 슬램여행-

작성자관리자

날짜2005-10-10 14:00:00

조회수3588


하자의 20대 여성작업자 그룹 20+creative lab에서 기획하고 준비한 소녀들의 슬램파티가 10월1일 영등포에 위치한 하자센터 999클럽에서 열렸다.

 


다시 보는 ‘소녀들의 슬램파티’ -경계를 넘는 소녀들의 슬램여행-


 


하자센터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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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의 20대 여성작업자 그룹 20+creative lab에서 기획하고 준비한 소녀들의 슬램파티가 10월1일 영등포에 위치한 하자센터 999클럽에서 열렸다.
슬램은 하자 초기부터 하자십대들의 말하기방식이 되어왔다. 자기의 언어로 시를 쓰며 이를 비트에 맞춰 소리 내어 말하고, 리듬을 타며 전달하는 것. 이런 하자식 슬램으로 이번 파티에서 소녀들이 여행을 얘기했다. 남성중심적인 힙합문화와의 경계를 넘어 슬램과 만나고 소녀들의 자기 공간 찾기, 그 공간에서 파트너를 찾으며 여행을 얘기하는 것. 이 여러결의 경계를 넘는 것이 이번파티를 기획하게 된 이유이다.
힙합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고 하자센터의 힙합프로젝트 강사인 MC메타는 이 행사의 사회를, DJ네가 는 기꺼이 소녀들의 무대를 위해 디제잉을 해주었고 가루는 그래피티를 수강하는 소녀들과 함께 그래피티 작품을 보여주었다. 이들과의 조우는 ‘소녀들의 슬램파티’에 큰 의미가 있다. 하자에서 또 다른 감수성으로 힙합을 전수하고 있는 이들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무대와 소녀들로 꽉찬 관객들을 즐겁게 환영하며 서로에게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힙합과의 만남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20051010141414754085.jpg

이날 낮에는 야외 운동장에서 라이브 그래피티가 진행됐다. 밤새 내린 비로 습기 차버린 운동장 위에서 시작한 그래피티는 점점 햇살이 들며 소녀들의 커다란 스케치북을 말려주었다. 힙합프로젝트의 그래피티 강사인 가루는 프로젝트를 듣는 소녀들에게 현재 활동 중인 그래피티 작가들과의 만남을 주선시켜주었고 슬램파티의 길 문을 열어준 그래피티는 그렇게 따뜻한 파란색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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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시가 다가오자 999클럽 입구는 친구의 슬램을 응원 해주러온 사람들, 엄마와 두딸, 소녀들의 파티를 함께 즐기러온 소년들로 슬슬 분주해 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관객들이 999공간 벽에 쭈뼛이 들어섰지만 파티가 시작되고 미디어 리터러시(읽고 쓰는 능력)를 실험하는 VR(하자 영상프로덕숀)의 영상시와 글쎄(*하자에서는 자기가 스스로 붙인 이름으로 불린다.)의 슬램이 함께한 ‘ghost girls’가 나올 무렵에는 무대 앞쪽으로 모여앉아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ghost girls’는 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 사고로 유령이 되어버린 십대들을 불러들이고 이들의 잔영이 남아 슬프게 춤을 추는 소녀들을 위로하는 영상과 슬램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제 소녀들이 발 뒤꿈치에 힘을 실고 여행의 스토리를 슬램으로 풀어낸다. 힙합을 좋아하는 연지의 슬램, 노래와 함께 슬램을 한 김쏘, 늘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바이준, 이제 혼자걷는 꿈은 멈추지 않을 거라는 하토, 함께 하는 여행이 즐거운 네로와 메틸. 이들의 여행은 시간과 물리적인 경계를 넘어 다양하고 경쾌한 언어로 전달되었다. 가끔 가사를 까먹거나 비트를 놓친게 문제가 될까?. 한 달 동안 여행을 준비하는 기분으로 연습을 했고 파티 전날엔 소풍가는 설렘으로 잠을 설친 이 소녀들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 졌으니 상관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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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소녀들의 슬램을 축하해주는 무대가 꾸며졌다. 기꺼이 영상인터뷰를 해준 T의 영상메세지가 끝나자 이 파티를 가장 들뜨게 만들었던 여성 래퍼인 pk의 슬램이 이어졌다. 이 파티를 위해 직접 자작곡한 pk의 슬램과 강렬한 무대퍼포먼스는 소녀들에게 에너지를 주었고 힘을 주는 무대였다. 힙합을 좋아하는 소년들도 pk가 무대에 올라섰을 때에는 가장 앞자리로 나와 리듬을 타기도 했는데 이 장면의 인상은 아직도 깊게 남아 있다. 소녀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pk 슬램 가사 중 일부분이다)마이크는 그렇게 힙합과 슬램의 경계를 넘고, 소년과 소녀의 경계를 넘어 전해졌다.
  정말 이제 소녀들은 고단하고 쓸쓸하지 않은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고스트’가 되어 유영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년에 있을 힙합엑스포에는 이날의 기억을 되짚어 가며 소녀와 소년이 즐거운 무대, 보다 다양한 실험들과 경계를 넘는 화려하고 수다스런 파티가 되길 바란다. 내년 봄볕이 들 때쯤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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