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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배움이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작성자관리자

날짜2005-09-27 09:00:00

조회수4451


지난 9월 15일, 배움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수업개혁의 실천 사례에 대한 세미나가 하자센터 멍석방에서 열렸다. 부산대학 손우정 교수의 발제와 ...

 


 


돌봄과 배움이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주창복 (성미산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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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 배움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수업개혁의 실천 사례에 대한 세미나가 하자센터 멍석방에서 열렸다. 부산대학 손우정 교수의 발제와 하자센터 박복선 부센터장(스콜라), 이우학교 이현영 선생님의 토론이 이어졌다.
상쾌한 톤과 듣기 좋은 억양의 경상도 사투리로 들려오는 하마노고 소학교의 신통한(?) 실험 이야기에 귀를 맡기고, 두 눈은 나누어준 발제 글을 바삐 훑고 있던 나는, 스콜라의 ‘합교론’에 관한 질문을 듣는 순간 솔깃해져서 앞을 바라보았다.



“합교론이 신자유주의 노선이라는 비판은 어떠한 의미인가? 신자유주의라는 성급한 낙인(?)이 오히려 교육적 가능성에 대한 상상과 접근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아닌가? 하마노고의 시도가 결국은 학교 교실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제수업 아닌가?”



발제문의 첫 페이지 각주에 소개된 ‘합교론’에 대한 간단한 설명 중 “합교론은 일본의 신자유주의 노선의 학교개혁론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학교상이다”라는 평가를 보고, 별 기대 없이 읽어 내려가던 나는 ‘가만있어, 이것 봐라’ 하는 마음의 동요가 일었다.



합교론은「학교의 기능을 기초교실, 체험교실, 자유교실로 나누고 학교는 기초교실에서 기초교과를 담당하고, 인문, 사회, 자연, 예술 등의 영역과 클럽활동과 여행 등의 체험활동을 지역의 민간(교육)시설이나 자원봉사자를 초빙하여 수행하고, 학교는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자는 것이며, 이로써 교육서비스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고 서로 다른 계층간의 교류를 실현해보자는 생각」이라고 한다.


 


성미산학교는 교과를 크게 기초교과(우리말, 수학, 외국어 등), 프로젝트(인문, 경제, 시민, 생태, 공연예술, 미디어/디지털 등), 자치활동(자치회, 동아리 등)으로 구분한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개별적인 욕구와 동기를 기초로 개별 혹은 소그룹 단위로 수행하며, 프로젝트와 교과를 진행함에 있어서 지역의 다양한 전문가(및 전문기관)를 초대하여 멘토로서, 수업진행자로서, 혹은 특강강사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의 교사는 외부 자원과 아이들의 원활한(교육적인) 접속과 교류를 위해 수업(활동)의 진행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기획자의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나는 '합교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성미산학교와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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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손 교수는 이는 일본의 신자유주의적인 노선으로, ‘학교 역할의 포기, 교육을 시장경쟁원리 안에 방기하는 것, 교육의 계급 계층적 불평등 심화’라는 감히 토 달기 어려운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나는 묘한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그 때 정연순 부센타장의 지나가는 듯한 언급이 귀에 확 들어왔다.


 


“ … 그것이 시장의 경쟁원리가 아니라, 시민적 참여로 이루어진다면 … ”


 


민간(교육)시설이나 자원봉사자가 시장경쟁의 원리에 의해서만 선택되고 소비되는 그래서 결국에는 계급 계층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민적 문화역량이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로 접속되어 이루어진다면 괜찮지 않을까?



아이들의 개별성은 다양성으로 나타날 것이고, 개별성의 존중은 다양성의 보장으로 실현될 것인데, 학교 교실의 재조직으로 그것이 가능할까, 좀 더 새롭고 과감한 틀의 변화가 있어야하지는 않을까? 다양하고 전문적인 자원이 아이들과 함께 하려면 지역 속에 열린 학교, 유연하고 속도 있는 접속(Network)의 태세가 갖추어진 학교여야 하지 않을까?



개인의 차이와 개별성이 존중되는 바탕 위에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배우는 배움과 돌봄의 공동체가 지역차원에서 실현되는 것, 이게 바로 우리가 항상 이야기하는 마을학교 아닌가? 그래서 학교 기능의 포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교수업 차원에서의 변화가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에서 학교의 새로운 재편과 확장이 될 수는 없을까? 성미산학교는 무엇을 향하고 있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동네로 향하는 양화대교를 건너며, 오늘도 수업시간에 빠져나와 새 학교의 이곳저곳을 기웃대며 학교를 떠다니는 아이, 서로 자기 이야기에만 열중하여 항상 소란하고 산만한 수업광경과 점심시간 식당에서도 조용하다는 하마노고 소학교의 풍경이 오락가락하여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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