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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05-07-13 14:00:00
조회수4550
대안교육심포지엄 - 대안교육 10년의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 |
서울시대안교육센터 전문연구위원 강원재 |
아이 기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인생의 많은 게 어릴 때 이미 결정되어버릴 만큼 견고해진 이 사회에서 ‘자수성가’는 말 그대로 ‘신화’로서만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미래에 비관적인 어른들이 그들의 자식과 함께 자살하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되지요. 아이를 기르는 모든 책임이 부모에게만 전가되어 있는 힘든 세상에 자식 혼자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마음이야 알겠지만, 지속가능한 삶이 불가능해져가는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위당 정인보(1892~1950) 선생은 평생 자식들과 함께 기차를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가 끊어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지요. 위당선생은 ‘다음 세대의 삶은 지속될 것이고, 그리하여 역사는 이어지는 것’이라고 믿었던 듯 합니다. 지난 7월2일 연세대학교 위당관에서는 대안교육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정리하는 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행사장으로 부산,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음 세대를 어떻게 잘 기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천해온 대안학교 교사, 학부모뿐 아니라 일반 공교육학교의 교사들이 모여 대안교육이 ‘꿈꿔온 세상’과 ‘꿈꾸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다시 희망의 10년을 만들어가자”는 곽종문(대안학교협의회장) 선생의 개회와 “대안교육의 성찰적 축제”에 대한 송순재(감리교신학대교수) 선생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의 심포지엄에서 양희규(간디학교장) 선생은 1995년 2월 대전유성모임으로부터 출발한 ‘대안학교’, ‘대안교육’이 걸어온 길을, 10년의 중요한 사건을 연대기 순으로 짚어 발제함으로써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대안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란 것을 분명히 해주었습니다. 또한 대안교육진영이 앞으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가야할 과제를 교사, 학부모, 학생들에게 주는 은혜의 말씀으로 풀어 플로어의 많은 호응을 받으셨습니다. 오전 심포지엄 1부 이후 점심식사 시간은 마치 지혜의 굶주림을 몸으로 겪어보는 프로그램인양 긴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인원이 주최측의 예상을 빗나가 400명 이상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이렇게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유치해본 적 없는 연세대학교 구내식당의 배식이 서툴러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시지 않고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정담을 나누며 기다림의 시간을 즐기셨습니다. 서둘지 않고 아이들의 걸음에 맞춰 지금의 대안교육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온 분들의 문화를 분명히 보여주셨던 듯 합니다. |
2부는 김찬호(서울시대안교육센터 전문위원) 선생의 사회로 ‘대안교육의 공공성과 사회적 지원체계’(발제:이종태 한국교육연구소장 / 토론:이철호 참교육연구소 부소장, 황윤옥 산어린이학교 운영위원장, 송재신 세인고등학교장), ‘대안교육의 질적성장과 교사’(발제: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 / 토론:이경미 서울시대안교육센터 연구팀장, 배정황 수학교과 연구모임 교사, 김선옥 꿈틀학교 교사 대표), 그리고 ‘비폭력문화와 동기화의 문제’(발제:변형석 하자작업장학교 교사 / 토론:성국모 마리학교 교사, 박종호 성미산학교 학부모)로 주제를 나누어 토론을 하였습니다. 이종태 소장은 NPO로서 대안교육이 갖는 공공성을 논증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대안교육이 당신들의 천국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시선을 불식시키려는 듯 이에 대한 논의를 길게 이끎으로써, 상대적으로 발제가 이어지지 못했던 ‘사회적 지원체계’에 대해서는 ‘대안교육법제화모임’ 등 다른 자리를 가지면서 심도 깊게 해 보자며 말씀을 정리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이철호 선생은 “공교육이든 대안교육이든 교육은 태생적으로 공공적이지만, 공공성이 훼손된 공교육보다는 대안교육의 공공성이 더 주목할 만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사회적 지원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학교사유화의 욕망을 갖는 설립자와 자기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는 부모들이 자식을 보내는 학교를 배제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대안학교에 적절한 기준들을 대안교육 진영에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황윤옥 선생은 대안교육의 공공성은 내면화되는 철학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드러나는 문제라며 지난 10년간 대안교육이 그러해왔던가를 성찰의 자세로 물음을 제기하면서, 대안학교는 돈 많은 부모들이 자기자식만 다르게 잘 키우겠다고 만드는 게 아니라, 국가주도의 획일화된 학교에서는 지속가능한 다음 세대의 삶을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아이들에게 맞는 학교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공적이고 이에 대한 지원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송재신 교장은 대안교육의 공공성은 법적인 문제라고 전제한 다음, 이를 위해 앞으로 법제화 과정에서 각종 대안학교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번 토론에서 대안교육의 한 측면으로 꾸준히 제기되어온 홈스쿨링에 대해서 이야기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습니다. 2부 두 번째 주제토론에서 김현수 교장은 ‘재정 안정화와 학력 인정’이라는 기반은 어떻게 활용하는가의 문제이고, “대안학교의 질적 성장의 목표가 되는 공동체 성원들의 의식의 확장과 삶과 생활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이를 준비하고 조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사집단이 먼저 내면화 되어야 함”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교사가 성장할 수 있는 지지기반이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배정황 선생은 교육의 질은 현실의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통합적 관점으로 교과를 통해 끊임없이 문제해결의 노력을 할 때 갖춰져 갈 것이라는 걸 교사의 입장에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김선옥 선생은 일당백의 역할로 지난 시간동안 활동해 온 대안교육교사들의 노고를 함께 치하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교사들이 지치지 않고 교육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학습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함을 발제자와 토론자에 이어 보완해 주었습니다. 뒤 이어 이경미 팀장은 개별 학교 차원에서 시행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연구개발과 교사교육을 할 수 있는 (가칭)대안교육연구센터와 같은 공동의 광장이 필요하다며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토론과제의 마지막 주제인 ‘비폭력문화와 동기화의 문제’에 관해서 김찬호 선생의 이야기처럼 “하자에서도 일어났던 폭력사건”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이 대응해갔던 과정을 중심으로 변형석 선생은 ‘일상화된 폭력문제’와 ‘하고 싶은 것 없는 아이들’을 어떻게 동기화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발제하였습니다. 아이들 사이의 폭력은 서열화로 질서를 유지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복제일 수 있다는 변형석 선생의 발제에 대해 성국모 선생과 박종호 선생은 비폭력 동기화의 문제는 학교, 집, 마을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할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토론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
심포지엄의 마지막 차례를 진행하기 전에 의미있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노래패 ‘꽃다지’ 출신으로 이제는 공부방 아이들의 선생님이 된 박향미씨가 성수동 도깨비방망이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준비한 ‘난타’ 공연과 초등대안학교연합합창(성미산학교, 삼각산재미난학교, 과천무지개학교)은 이날의 심포지엄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대안교육의 앞으로 10년은 지금까지와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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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마지막은 정유성(서강대 교수) 선생의 사회로 조한혜정(토론 : 서울시대안교육센터장), 양희창(토론 : 대안교육연대 상임운영위원장), 그리고 김원찬(토론 : 교육인적자원부 교육복지정책과장) 과장이 참여하여 심포지엄 주제들에 대한 종합 의견을 개진한 후, 행사장을 찾은 교사 학부모들과 함께 대안교육의 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의 주제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마쳤습니다. 조한혜정 선생은 “10년을 하루에 살아버려 너무 피곤하다”며 현재 0.1%에 불과한 대안교육을 1%, 10%로 확대해 가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교사의 능력과 이러한 교사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연구센터가 필요함을 이야기 했습니다. 더불어 일반교육/대안교육, 경영기획교사/착한마음교사 등의 이분법적 구조를 우리 스스로 없애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원찬 과장은 우리나라 학교정책의 전반을 소개하면서 그 중 특성화학교와 비인가학교 등이 어떻게 각종 학교로서 이번 시행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적절히 자립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개괄적으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양희창 선생은 학부모의 이야기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좀더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갈 때 논의가 더욱 분명해 질 수 있었을 것임을 아쉬워하면서도 “꿈꾸지 않으면 자는 게 아니다”고 이야기하며 다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며 내적 동기화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함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
이후 심포지엄은 50여분에 걸쳐 플로어 세션으로 이어졌고, 발언할 꺼리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사회자에게 발언권을 받아 질의와 응답 순서에 관계없이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대안교육 법제화의 문제와 교사의 성장을 위한 연구센터 설립에 관심을 두고 토론을 진행하면서 오후6시30분 즈음 끝을 맺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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