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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제 2회 교사아카데미 입문과정을 마치고

작성자관리자

날짜2005-06-07 09:00:00

조회수3765


5월이 갔다. 유난히 분주한 달이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오신 날, 성년의 날 등 기쁨과 감사로 챙겨야할 날도 많았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는 5월 한 달 내내 대안학교 교사들과


교사아카데미 입문과정을 마치고


정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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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갔다. 유난히 분주한 달이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오신 날, 성년의 날 등 기쁨과 감사로 챙겨야할 날도 많았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는 5월 한 달 내내 대안학교 교사들과 분주하지만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프로젝트 수업과 길잡이 교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교사 아카데미 입문과정이 일주일에 두 번씩 4주 동안 진행되었던 것이다. ‘왜 프로젝트 수업인가?’라는 강의로 시작된 교육은 ‘수업참여관찰과 인턴십 워크숍‘까지 총 8회가 이어지면서, 대안학교 교사 혹은 교사가 되려는 이들을 위한 연찬의 장이 되어주었다.

길잡이 교사라는 말은 삼사년 전부터 도시형 대안학교에서 쓰기 시작하였다. 삶의 길을 안내하고 배움의 길을 이끄는 교사라는 뜻이다. 가르친다는 말에는 본래 인생의 길을 안내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교육이 인간다운 인간을 기르는 일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는 당연한 일일 터이다. 그런데 가르침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는 뜻의 '교사'라는 단어 앞에 길을 이끌고 안내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길잡이'가 중복되게 쓰인 것은, 삶을 안내하는 일과는 무관하게 가르치는 일이 실행되어온 저간의 교육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교육이 누구나 알아야할 것들을 한 가지 방식으로 가르치는 일이라면 굳이 ‘길잡이’가 필요 없을 것이다. 앎에 이르는 길은 오직 하나이고 모두가 가는 길을 그저 따라 걸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배움의 길에서 교사는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보다는 가르쳐야 할 지식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을 잊고 그저 외부의 소리에 귀 기울여 발맞추어 나가는 법만을 배우게 된다. 모두 같은 길을 걸을 때 중요한 것은 속도이다. 그 길을 왜 걷는가, 이 길이 내가 걸어야 할 길인가에 대한 물음은 누가 도달점에 빨리 이르는가의 속도 경쟁 속에 묻힌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속도 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 보장되던 앞길, 예컨대 취직이나 정년보장 같은 것들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적성과 소질’에 맞는 각기 다른 길,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이와 사방으로 닿아있는 그 길들을 찾아 가야할 때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각기 다른 그 길에서 잡아주고 끌어줄 ‘길잡이 교사’가 필요하다. 그 손을 잡고 아이들은 자신의 ‘길찾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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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교육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삶이 어떤 이들과 연결되어 있는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은 어떠한 것들인지, 무엇을 가치 있다고 여기고 존중해야하는지에 관한 감수성을 가지게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할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힘과 태도를 길어주는 일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길잡이 교사는 아이들과 세상의 변화에 공히 몸과 마음과 귀를 열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대안학교의 교사들에게도 아이들의 길잡이 노릇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안학교 교사들 역시 제도 교육을 통해 길러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통과 관계 맺기는 머리 뿐 아니라 몸과 감수성을 바꾸어야 가능한 일이다. 열정은 있지만 몸과 손발이 서로 어긋나는 초보 춤꾼처럼, 초임 길잡이 교사들의 교육 열정과 철학이 긴밀한 소통 관계나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실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이 선임자들의 혹은 다른 학교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다. ‘프로젝트 수업과 길잡이 교사’라는 주제로 진행된 교사 아카데미 입문과정에서 하려고 했던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 교육에서는 도시형 대안학교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했던 선임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활성화된 영역의 주제를 맡아 그간의 경험을 정리해 주었다. 황윤옥, 김희옥 선생님은 길잡이 교사로서 아이들은 돌본다는 것, 아이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다. 변형석, 하태민 선생님은 첫 학기에 아이들의 학습을 어떻게 동기화할 것인가를 즐거운 이야기로 풀어내어 주었다. 이숙인, 차용복 선생님은 한 기간의 배움이 어떻게 학습 점프로 매듭 되어야 하는가를 입학이나 졸업식과 같은 의례의 준비를 통해 보여주었다. 지역을 배움터로 삼는 프로젝트 수업, 정서 문제를 가진 아이들의 치유와 상담, 인턴십을 중심으로 한 학습 자원 네트워크 짜기도 이번 교육에서 진행된 주제였다.

교사 아카데미 입문과정을 마친 초임 교사들은 이제 실제 교육현장에서 참여관찰하거나 인턴십 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각자가 상상했던 길잡이의 역할을 현실화해 가는 첫 발걸음을 디딘 것이다. 이제 다가온 6월처럼 초임 길잡이 교사들의 성장도 무성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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