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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2004년 꿈학교 졸업식

작성자관리자

날짜2005-03-23 00:00:00

조회수3466


2005년 2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졸업을 위한 식이 여기저기서 열리던 즈음.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작은 학교에 작은 이들이 모여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은 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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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졸업을 위한 식이 여기저기서 열리던 즈음.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작은 학교에 작은 이들이 모여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은 불을 밝혔다. 도시형 대안학교에서 여는 행사들은 대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행사와 같은 이름을 가졌더라도 그  규모와 내용에 있어 다름을 추구한다. 이렇듯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를 수밖에 없는 새 배움의 장에서 아이들에게 ‘같은 꿈을 꾸어보자’ 우겨대며 만 삼 년을 보냈다. 올해로 네 번째 해를 맞았고, 그 새 오십 여명의 아이들을 놓치고서야 남길 수 있었던 다섯 아이들이 졸업을 한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에서 이 다섯 아이들의 귀함은 그만큼 컸다.
 저녁 6시경이 되자 한 아이, 한 아이의 불이 밝혀졌다. 다섯 개의 빛이 조용히 차오르고, 다섯 아이 중에 안타까움을 가장 많이 주던 녀석 ― 빛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교사의 모자람을 가장 깊이 일깨워 주었던 녀석, 인제의 발표에 이르렀다.


 



우  리



                            성인제



우리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 졌을까
엄마 뱃속에서 자라서 태어나서
나이를 먹게 되면 저 세상에 가게 되는데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를 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바라본 하늘 푸른 하늘인데
내 마음엔 상처가 많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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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 후 아이들은 무엇을 하나요?”
아이들의 졸업식을 준비하는 길잡이교사들에게 가장 많이 주어진 질문이다.
2년 남짓한 시간은 다 큰 녀석들이 진로를 준비하는 데에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졸업이라는 식 앞에 세워둔 채 교사들은 흐르는 눈물을 부끄럽게 훔쳐내고 있었다.
이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서운함과 아쉬움. 감사함과 고마움.
그 순간, 엇비슷한 감정의 북받침을 풀어내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던 우리 모두의 모습.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었을까...


살아가는 힘은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말했던 시간들.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고 그 배움을 어떻게 성장시켜 갈까.
사람은 얼마나 갖추어야 세상을 수월하게 여길 수 있을까. 어디 한번 살아 보자하고 외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던, 그래서 부족함이 도드라지던 아이들.
이제 길 위에 나서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밀려오는 안타까움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이들의 모자람이 아니라 아이들을 받아 안고 성장시킬 준비가 안 된 사회와 그 포용력의 부재 때문에...
아이들의 모자람과 그 모자람이 수용되거나 북돋워지지 않는 세상의 인색함에 가슴이 아프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말한다. 


 “이미 선택한 길. 후회해도 늦은 거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열심히 살면 되지 않을까요. 나를 시험해 보고 제 스스로 뿌듯함을 얻고 싶어서 이제 세상에 뛰어든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떠밀리는 것 같아 불안해요. 세월은 빠르다는 진부한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소중하고 많은 추억 가지고 갑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우리가 잘못 된 길을 가고 있는 거 같으면 혼도 내주시고 앞으로 잘 되면 칭찬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든, 어딘가에서 꿈을 꾸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거든 이 말을 전해 주길 바란다.
  “친구야~ 너는 지금 힘이 되는 배움을 꿈꾸고 있구나.
   네가 보여주는, 기대되는 내일이 우리를 설레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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